서점에만 가면 공부 욕구가 올라온다. 집에 가면 사라진다.

업스퀘어 지하 교보문고는 역대 최고의 공부 자극기가 따로 없다. 그럼에도 자극이 오래 안 간다.

2분 읽기Yongwoo Shin

의도적으로 서점에 가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어딘가 돌아다니거나 약속을 위해 기다리다보면 교보나 영풍처럼 오픈된 공간은 가끔 들어가서 책을 둘러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루틴, 투자, 공부, 소설 등등.. 종류가 참 많은데 난 보통 공부쪽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 같음. 이제 입시를 할 것도 아니지만 저 책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뭐 토익 토플같은 시험을 잘 친다거나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외국어를 잘하면 여행이나 다른 목적으로 어딘가를 가도 잘 소통하는 내가 그려지기도 하고.

그래서 서점에 가서 책들을 둘러보고 있으면 공부 의욕이 정말 폭발한다. (물론 거기서 공부를 하진 않는다)
가끔은 정말 공부 열심히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하에 몇몇 책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책을 산 순간에는 이미 그 책으로 공부 다 한 것 같은 뿌듯함도 느껴버린다. 유튜브 심리학 고양이 채널에서 봤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미리 상상하면 이미 그걸 충족한 것처럼 뇌가 느껴버려서 오히려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고 하던데.

그렇게 해서 책을 사오거나 아니면 공부해야지 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 욕구는 정말 귀신같이 사라지며 책 표지를 열기조차 싫어진다. 보통 시험 대비용 책은 맨 앞 쪽에 4주, 8주, 12주 이런 식으로 스케줄을 짤 수 있게 분량이 아주 친절하게 나눠져 있는데 그걸 지켜서 나아간 적이 없는 것 같다. 책을 두 번 이상 피면 기적인 수준.

그래서 요즘은 대체 이걸 어떻게 타파해야 할지 고민이다. 앞에서 책 관련 이야기를 했긴 한데, 여기에만 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모든 것에 대한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고. 근데 이런 목표는 아주 간절한 무언가가 있거나 안 하면 큰일 나는 경우엔 칼같이 지켜지긴 하더라. 아침수업이 없는 날엔 아무리 일찍 일어나는 게 목표라도 일어나지지 않지만 9시 반 수업이 생기는 순간 어떻게든 8시 반에는 일어나는 것처럼. (죽을 맛이긴 하지만. 그리고 이것도 가끔 안 될 떄가 있다)

생각해본 방법으론 뭔가 모임을 만들어서 서로 약속을 하는 것? 근데 또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과 모임을 만드는 건 너무 거창하고 부담스러우니 이미 있는 친구들과의 톡방을 강제로 바꿔버리는 것도 좋아보인다. 아니면 부모님과 약속을 하던가. 갑자기 생뚱맞게 부모님께 연락해서 '전 이제 매일 4페이지씩 공부할게요'라고 말하는 건 약간 부끄럽고 이상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부모님은 확실히 좋아하실 것 같음ㅋㅋ

아 그리고 예전에는 꾸준히 하는 것도 완벽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매일 하다가 하루 안 하면 그냥 놔버리기도 했는데 그것도 요즘은 꾸준히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물론 하루 안 하는 날이 생기면 점점 풀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음 경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