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욕을 버리는 방법이 필요함
맨날 비싼것만 쳐 사려고 하는 이 못된 심보를 고쳐먹어야 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내가 되게 비싸거나 좋은 걸 사는 것, 그리고 그걸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어한다는 걸 스스로 깨달은 적이 있다. 일종의 허영심인 것 같다.
특히 전자기기에 있어서 더 심한 것 같기도. 디자인이 예쁜 걸 보면 구매를 참을 수가 없다. 내 인생 최대의 쓸 데 없는 사치가 아닐까 싶은 구매는 키보드인데, WorkLouder라는 소량생산 키보드 회사에서 만든 Nomad E 라는 키보드를 거의 60만 원 주고 산 건이다. 물론 60만 원의 가치는 전혀 하지 못하며 내 키보드 거치대에 처박혀있음. 심지어 키보드 배열이 특이해서 쓰다보면 오타를 마구 유발함은 물론 내 손가락 뼈가 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디자인은 아주 취향이다. 지금은 아래의 로프리 플로우 V2 쓰고 있는데

이건 그래도 잘 샀다고 생각은 함. 키감도 아주 마음에 들고 예쁜데다 배열도 문제 없고, 무선인데 동시입력이 잘 되는 거의 유일한 키보드다. 다른 싼 무선키보드 샀을 때 동시입력 오류가 전부 있었기에 이건 후회는 없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워치 이런 것도 비슷하긴 한데, 그래도 요즘은 나아졌나 싶었는데 근본적으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예를 들면 아이폰도 가장 낮은 기본형, 아이패드는 가장 작은 용량 + 와이파이, 맥북도 프로 M5 깡통, 워치도 SE로 구매했긴 하지만 다시 보면 다 공통점이 있다.

겉으로 보면 더 상급 모델이랑 차이가 안 보인다는 거. 아이폰은 17로 오면서 앞면이 거의 프로랑 차이가 없어졌고, 아이패드나 맥북은 용량이나 성능이 수 백만 원씩 더 올라가도 더 이상 외형이 변하지 않는다. 워치는 티가 나긴 하지만 검은 배경을 쓰면 잘 안 보인다(?) 아무튼 겉으로 보이는 걸 나도 모르게 중시했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러 더 저렴한 제품을 억지로 살 필요는 없지만 내가 부자도 아닌데 이런 것만 자꾸 사는 태도는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래서 아래는 내가 최근에 실천하는 데에 성공한 나름 자랑스러운(?) 목록이다.
기존에 쓰던 마우스(지슈라)가 고장나서 새로 사야 했는데, 지슈스나 지슈라2가 너무 비쌌음.
그립감이랑 가벼운 게 결국 가장 중요했던 거라 맘 바꿀 수 있었던 듯
지슈스(35만) -> 테무산 카피쉘 마우스(6만)원래 쓰던 맥퀸 카드지갑이 다 찢어진 걸레짝이 됨. 바꾸는 김에 반지갑으로 가기로 함
브랜드 지갑(20~30만) -> 쿠팡 로켓배송 지갑(0원)
(진짜 0원이었음.. 무슨 쿠폰이 적용되었던듯)자취방용 침대를 원래는 서랍이 있는걸 쓰려다가, 굳이 불편할 것 같아서 낮춤
일반 나무프레임 침대(20만 내외) -> 일체형 침대(5만)원래 쓰던 모니터(U2723QE) 2대가 과하다고 생각했고, 4K@120hz를 원했음
당연히 원래 쓰던 거랑 같은 U(울트라샤프) 라인업의 신제품으로 사려다가, 그냥 보급형으로 눈 낮춤
대신 PD 충전은 여전히 필요했어서 그 조건은 유지함
Dell U2725QE(80만) -> Dell S2725QC(45만)
바로 생각나는 건 이정도. 그래도 나름 아낄 건 아꼈을지도? ㅋㅋ 아무튼 이미 비싸게 주고 사버린 건 최대한 오래 쓰고, 앞으로는 딱 필요한 정도로만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쓰면서 해봤음.
근데 이 글에서는 "허영심을 참고" 돈을 아낀다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실제로는 더 아껴야 할 곳이 많다. 예를 들면 배달음식을 맨날 처먹거나 읽지도 않는 밀리의 서재 구독료로 돈을 낭비하는 것은 허영심과는 별 관련이 없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