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군의 삶은 쉽지만 1군의 삶은 어렵다
분명 자는 시간은 똑같을텐데
방학이 되면 보통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뒤로 밀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10시에 일어나다가 11시, 12시, 1시가 되고 심하면 4시나 5시, 극단적으로는 오후 10시가 되어야 일어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자는 시간도 점점 미뤄져서 새벽 1시, 2시에 자다가 계속 밀리더니 어느샌가 아침이 되면 잠에 드는 드라큘라가 되어있기도 하고.
이를 막으려고 때로는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보려고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미루는 것은 무엇보다 쉬운데, 그걸 반대로 당기는 것 무엇보다도 더 어렵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고통 그 자체이고, 저녁에 일찍 자려고 하면 도통 잠이 오질 않아서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시간이 되어버림.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잠을 자는 듯한 효과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누워있다 보면 지루함을 못 버티고 다시 휴대폰을 잡거나 컴퓨터를 켜게 된다.
분명 그냥 같은 패턴으로 시간을 당기는 것이 목표일 뿐인데, 왜 이렇게 달성하기가 어려울까. 자는 시간도, 깨어 있는 시간도 똑같은데. 왜 늦잠을 자면서 밤늦게 깨어있는 건 쉽고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건 안 되는 걸까. 점심을 먹고 잠이 쏟아지는 이 순간이 되니 생각이 나서 써보았다. 이 피곤함을 밤으로 미룰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난 평생을 불면증과 함께했다보니 원할 때 잘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부럽다. 카페인에도 약해서 콜라만 마셔도 잠이 안 오던데(커피를 자주 마시지 않아서 더 그런 거긴 하지만)
아무튼 0군에 익숙한 내가 1군의 패턴을 따르려고 하니 쉽지 않을 따름이다. 아침에 일어나려는 내 몸은 좀비의 그것과 별 다를 게 없음
